대학교 1학년, 2020년 3월이었다.
코로나가 막 시작되던 시기였지만, 당시 캐나다와 미국은 한국만큼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공연장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도시 분위기도 평소와 다를게 없었다.
학기 중 방학인 reading week을 맞아 뉴욕에 놀러갔고,
남자친구가 오페라의 유령 공연을 예매해줬다.
아무튼 그게 내 인생 첫 브로드웨이 공연이었다.
오페라의 유령을 선택한 이유
여러 작품 중 고민하다 오페라의 유령을 선택했다.
뉴욕 브로드웨이 최장수 공연이라고 하기도 했고, 뭔가 가장 클래식한 작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 채 공연을 보러갔다.
가기 전 줄거리라도 알아야하나 했지만 그냥 갔다.
뉴욕 브로드웨이 오페라의 유령 공연장 분위기

극장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점은 큰 규모였다.
굉장히 넓었고, 좌석도 적당한 앞쪽 가운데 열이라 기대감에 좀 들떠있었다.
이때의 나는 아직 대학 1학년으로 뉴욕 물가에 적응이 되지 않았는데, 가격이 꽤 비쌌던걸로 기억한다 .
공연이 진행되며 거대한 샹들리에를 포함한 무대 장치가 눈에 들어왔고,
라이브 오케스트라까지 해서 뭔가 좋아보이는 느낌은 확실히 받았다.
그런데 나는 크게 공감하거나 몰입하지 못했다.
솔직 후기: 내가 몰입하지 못한 이유
솔직히 전반적으로 지루하게 느껴졌다.
지금도 영어가 편하지는 않지만 당시에는 더더욱 익숙하지 않은 상태였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대사보다는 노래 중심으로 전개된다 ..
그래서 개인적으로 노래 가사를 따라가면서 내용을 이해하는 부분이 어렵게 느껴졌다.
막이 진행될 수록 지금 등장인물들이 왜 저러는건지, 상황이 왜 그렇게 흘러가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생각해보면 이유가 있었다.
스토리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집착, 열등감, 예술적 욕망 같은 복잡한 감정이 섞여 있다.
팬텀이라는 인물이 모순적으로 보였다. 크리스틴을 사랑한다고 하며 동시에 협박하고 조종해,
사랑인지 집착인지 헷갈리면서 감정에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차라리 소설이었으면 감정선을 따라갔을텐데 묘사가 없으니 어려웠다.
아까 말했듯, 대부분의 상황이 대사보다 노래로 표현되고, 감정위주로 흘러가다보니 스토리를 놓치기 쉬웠다.
게다가 배경이 오페라 극장이라 작품 안에서 또 다른 공연이 계속 등장하는 극중극 구조다.
현실 이야기와 무대 속 이야기가 겹치면서 흐름이 복잡하게 느껴졌다.
신나는 분위기도 아니라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거의 나한테는 자장가처럼 느껴졌다 ..
졸음과 참고 있을 때쯤, 인터미션이 시작됐다.
이때 잠을 깨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웅장함은 인정하지만, 첫 공연으로 오페라의 유령은 조금 버거웠다 ..
그 때 명작이라고 해서 모두에게 명작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느꼈다 ..
오페라의 유령이 나와 맞지 않았던 이유
지금 생각해보면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어떻게 보면 유치한, 가볍고 신나는 내용을 좋아하는 편이라,
클래식하고 오페라적인 음악 스타일이 강한 오페라의 유령은 내 취향과는 결이 달랐다.
결국 나는 조금 더 유치하고 명확하고 에너지 넘치는 공연을 좋아하는 그런 초딩같은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아마 지금 다시 본다면 그때보다는 더 이해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선택권이 있다면 아마 나는 가볍고 재미있는 작품을 보러 갈 것 같다.
오페라의 유령 관람을 고민하고 있다면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오페라의 유령이 아닌, 다른 공연을 선택하는 게 더 잘 맞을 수도 있다.
특히 해외에서 영어로 된 공연을 본다면, 영어가 편하지 않다면 줄거리를 알고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브로드웨이 공연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있었다.
결론적으로 오페라의 유령을 선택했던 건, 그 당시의 나는 공연 취향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무튼 이런저런 경험을 통해 지금의 취향을 더 잘 알게 됐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3년 뒤,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공연을 보러갔다.
백 투 더 퓨처였는데, 후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보려고 한다.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뉴욕 브로드웨이 ‘백 투 더 퓨처’ 뮤지컬 후기 | 공연 정보부터 분위기까지 (0) | 2026.02.27 |
|---|---|
| 뉴욕 브로드웨이 티켓 할인 방법 총정리 (로터리·러시 후기 포함) (0) | 2026.02.22 |
| 미국 입국 심사 20번 경험 후기 (ESTA) | 공항·육로·경유 차이 정리 (0) | 2026.02.20 |
| 뉴욕 공항 2시간 자가환승 후기 JFK -> LGA (아시아나 - 델타) (0) | 2026.02.15 |
| 겨울 LAX 공항 12시간 노숙 후기 (ft. 에어캐나다 수하물 분실 대처 & 해결완료) (3) | 2026.01.22 |